아이를 가지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월급이 반토막 나면 어떻게 버티지?"였습니다.
맞벌이일 때는 그냥 월급 들어오면 저축하고 쓰면 됐는데, 육아휴직에 들어가면 수입 구조가 완전히 바뀌니까 막연한 불안이 컸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무조건 아껴야겠다는 생각만 했는데, 막상 정리해 보니 중요한 건 막연한 절약이 아니라 현금 흐름을 먼저 계산하는 거였습니다.
출산전후휴가 급여, 육아휴직 급여, 부모급여, 아동수당을 따로따로 보는 게 아니라 한 달 기준으로 합쳐서 보니까 생각보다 버틸 수 있는 구조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육아휴직 급여 구조부터 정확히 파악하기
육아휴직을 쓰게 되면 바로 육아휴직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출산 휴가를 먼저 90일 쓰고 그다음 육아휴직 12개월을 쓸 수 있습니다. 둘 다 급여를 주니까 총 15개월 동안은 유급으로 휴직을 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출산전후휴가 급여(産前後休暇給與)란 출산 전후 90일간 근로자가 받는 법정 급여를 뜻하는데, 첫 60일은 회사가 통상임금의 100%를 지급하고 나머지 30일은 고용보험에서 최대 월 220만 원 한도로 지급합니다.
쉽게 말해 출산 휴가 기간에도 월급처럼 돈이 나온다는 겁니다.
육아휴직 급여는 2026년 기준으로
첫 3개월까지는 최대 월 250만 원, 4개월에서 6개월까지는 200만 원, 7개월부터 12개월까지는 160만 원입니다.
여기에 부모급여가 추가로 나오는데, 0개월에서 12개월까지는 월 100만 원, 12개월에서 23개월까지는 월 50만 원이 지급됩니다.
부모급여(父母給與)란 0세와 1세 영아를 양육하는 가정에 정부가 지급하는 현금성 지원으로, 육아휴직 급여와는 별개로 나오는 돈입니다.
아동수당은 만 8세 미만 아동에게 월 10만 원씩 나오고요. 이렇게 지원받는 금액을 다 합치면 회사의 통상 임금이 정부 상한액보다 많다고 했을 때 월 15개월간 월 300에서 350 정도 받을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계산해 보니까 생각보다 많이 나와서 좀 놀랐습니다.
요새 이렇게 출산 관련된 정부 지원이 꽤 잘 돼 있구나 싶었습니다. 다만 실제로 받는 금액은 통상임금 수준, 회사의 추가 수당 유무, 배우자의 소득 구조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특히 육아휴직 급여는 예전보다 상한이 올라서 초반 3개월은 월 최대 250만 원까지 받을 수 있지만, 통상임금이 그보다 낮으면 당연히 그 금액만큼만 나옵니다.
그래서 육아휴직을 앞둔 부부에게 가장 중요한 건 '남들도 이 정도 받는다'가 아니라, 우리 집 기준으로 월별 현금흐름표를 먼저 만드는 것입니다(출처: 고용노동부).
회사 수당과 복지 놓치지 않는 전략
육아휴직 급여 외에 추가로 꼭 챙겨야 할 게 회사에서 받을 수 있는 수당입니다.
육아휴직 기간 동안 회사에서 월급은 주지 않지만 그 회사 수당 같은 거는 육아휴직 계획을 어떻게 세우냐에 따라서 받을 수도 있고 놓칠 수도 있습니다.
저희 같은 경우는 설이랑 추석에 상여금을 주는데 그 지급하는 시점에 육아휴직에 들어가 있으면 돈을 안 주고 재직인 사람한테만 돈을 준다는 겁니다.
그래서 설이랑 추석 상여를 줄 그 시즌에 맞춰서 육아휴직을 잠깐 중단하고 복직 처리를 한 다음에 바로 연차를 써서 회사를 나가진 않지만 재직 중인 상태로 만들면 상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육아휴직은 세 번까지 나눠서 쓸 수 있습니다. 분할사용제도(分割使用制度)란 육아휴직 12개월을 한 번에 쓰지 않고 나눠서 사용할 수 있는 제도로, 최대 3회까지 분할이 가능합니다.
쉽게 말해 상여금 지급 시점이나 인사평가 시점에 맞춰서 잠깐 복직했다가 다시 육아휴직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겁니다.
저도 실제로 이 방법을 활용해서 설 상여금을 챙길 계획입니다.
상여 외에도 회사에서 주는 복지들 있을겁니다.
복지 포인트라든가 건강 검진, 숙박 예약 이런 것들이 육아휴직자한테도 주는 건지 아니면 재직자한테만 주는 건지 미리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저는 인사팀에 직접 물어봤는데 복지포인트는 재직 기간 기준으로 나온다고 해서, 복직 처리 시점을 잘 맞추면 이것도 챙길 수 있는 꿀팁이였습니다.

고정 지출 줄이기 실전 전략
육아휴직 기간 동안 지출을 줄이기 위한 포인트를 딱 두 개로 정했습니다.
첫 번째 포인트는 아이 비용의 한도를 정하는 겁니다.
아이 지출은 크게 기저귀나 분유 같은 고정 지출과 유모차 카시트 이런 아기용품 같은 선택 지출이 있습니다.
일단 아이 고정 지출은 월 60만 원으로 정했습니다.
다른 분들도 그 안에서 혹은 더 작게도 가능했다고 하니까 평균적인 금액이였습니다.
그다음 선택 지출은 정부 지원금 내에서 해결을 하고 저희 돈은 추가로 안 드리는 게 목표입니다.
정부 지원으로 첫만남이용권 200만 원과 제가 살고 있는 지역 같은 경우는 지역화폐 100만 원까지 하면 총 300만 원을 받습니다. 당근이나 장난감도서관을 적극 활용하면 이 돈도 충분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제가 지금 열심히 중고거래로 구매을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기저귀 가방을 나름 깨끗하게 잘 쓰신 걸 25,000원에 구매해 왔습니다.
그래서 남편이랑 열심히 세탁을 했는데 그것도 깨끗하게 쓰고 나중에 중고거래사이트에서 만 원 정도로 되팔아도 되고 이런 식으로 당근을 진짜 잘 활용하면 아이 용품비에 생각보다 돈이 많이 안 들 거 같습니다.
진짜 저 중고거래 한 번도 안 해 본 사람인데 요새 푹 빠져 살고 있습니다.
두 번째 포인트는 부모 생활비 다이어트입니다.
기존 고정 지출 구멍 딱 세 개만 찾기로 했습니다. 그간 아무 생각 없이 썼던 고정 지출을 이참에 좀 줄여 봐야겠다 싶었습니다.
- 전기세 30% 할인: 출산 후 3년 미만 가구라면 한전에서 월 전기 요금에 30%를 감면해 줍니다. 미리 신청해야 합니다.
- 지역화폐 적극 활용: 육아휴직을 하게 되면 회사가 아니라 내 동네에서 돈을 쓸 일이 많아지니까 지역화폐 10% 할인을 적극 이용할 계획입니다.
- 통신사 저가 요금제 변경: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질 텐데 굳이 비싼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쓸 필요 없습니다. 저는 원래 알뜰 요금제를 쓰고 있지만 이참에 더 저렴한 걸로 갈아타 보려고 합니다.
회사 안 나가면 안 써도 되는 돈이 꽤 많습니다.
출퇴근 교통비 안 들고, 회사에서 습관적으로 사 먹었던 커피값, 간식값, 밥값 줄고, 결정적으로 꾸밈비도 이제 돈이 더 안 들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 용돈을 예산의 한 60% 정도로 확 줄여 보려고 합니다.
구독 서비스도 다이어트했습니다. 지금 저희 집 OTT 서비스랑 AI 서비스 결제로 나가는 돈이 꽤 되는데, 애 키우다 보면 여유 있게 넷플릭스 볼 시간도 없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과감하게 끊었습니다.
이렇게 아이 비용 한도를 정하고 부모 비용 고정 지출까지 줄이면 육아휴직 기간에도 나태해지지 않고 좀 잘 저축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연말정산 완벽 세팅으로 세금 줄이기
육아휴직에 들어가게 되면 육아휴직으로 받는 급여는 연말정산 대상 금액이 아닙니다.
과세대상소득(課稅對象所得)이란 소득세를 부과하는 기준이 되는 소득을 뜻하는데, 육아휴직 급여는 비과세 소득이라서 내야 될 세금도 거의 없습니다.
쉽게 말해 육아휴직 기간에는 내 소득이 잡히지 않으니까 이 기간에는 우리 부부 중에 연말정산 혜택을 누구한테 몰아 주느냐가 돈을 아끼는 핵심입니다.
제가 계산을 해 보니까 연말정산을 먼저 세팅을 했을 때랑 안 했을 때랑 1년에 100에서 150만 원 정도 차이가 났으니까 꼭 챙겨야 될 부분입니다.

이게 사실 복잡할 거 없고 딱 두 가지 포인트입니다.
첫 번째는 의료비와 산후조리비는 아내 카드로 그리고 그 외 모든 지출은 남편 카드로 하는 겁니다.
왜냐하면 의료비는 연봉의 3%를 초과해야 공제가 시작됩니다.
그래서 소득이 높은 남편보다는 휴직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소득이 낮아진 아내에게 의료비를 몰아줘야 이 3%의 문턱을 넘기기가 훨씬 쉽습니다.
특히 대부분 1월 1일에 바로 육아휴직을 시작하는 게 아니라 그 해에도 몇 개월은 근무하면서 받은 월급이 있을 겁니다.
그 월급에 대한 연말정산을 해야 되는데 그걸 의료비 세액공제로 싹 돌려받는 겁니다.
2026년에 산후조리비랑 산후도우미에 쓴 비용을 세액공제해 주는 혜택이 있으니까 이걸 활용하면 아내 연말정산은 끝난 겁니다(출처: 국세청 홈택스).
그때부터 아내 카드를 써도 소용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나머지 모든 생활비 지출은 남편 카드로 몰아주는 게 유리합니다.
그렇게 해야 우리 가족 전체 환급액을 가장 맥스로 높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포인트는 아이 부양 가족 등록과 태아보험 계약자도 남편으로 하는 겁니다.
같은 이유로 세금을 더 많이 낼 남편 쪽으로 싹 몰아 주는 게 좋습니다.
저도 처음에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제가 계약을 했으니까 제 이름으로 태아보험을 계약을 했는데 부랴부랴 남편 걸로 바꾸려고 합니다.
참고로 보험료는 계약자뿐만이 아니라 보험료 납입자까지 남편이어야지 공제가 가능하니까 이거 일치시키는 거 꼭 주의해야 합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연말정산이 이렇게 큰 차이를 만들 줄 몰랐습니다.
육아휴직 제도는 예전보다 분명 좋아졌습니다.
급여 상한이 올라가고, 부모급여 같은 현금성 지원이 함께 붙으면서 예전처럼 출산하면 바로 소득 절벽만 생각해야 하는 구조는 조금 완화됐습니다.
특히 육아휴직 급여와 산전후휴가 급여가 비과세라서 연말정산 구조를 미리 이해하면 세금 측면에서도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점은 실질적인 장점입니다.
다만 제도 설명이 현실보다 너무 낙관적으로 소비되는 건 경계해야 한다고 봅니다.
월 300~350만 원은 상한 기준과 부모급여를 단순 합산한 그림에 가깝고, 실제로는 통상임금 수준, 회사의 추가 수당 유무, 어린이집 이용 여부, 배우자의 소득 구조에 따라 체감 금액이 달라집니다.
또 회사 복지나 상여금은 법정 지원이 아니기 때문에 직장마다 차이가 큽니다.
결국 제도가 좋아졌다고 해도, 모든 가정이 같은 수준으로 안정되는 건 아닙니다.
그래서 육아휴직을 앞둔 부부에게 가장 중요한 건 우리 집 기준으로 월별 현금흐름표를 먼저 만드는 것입니다.
저도 이제 처음 엄마가 되어 보고 또 10년 만에 처음으로 육아휴직으로 회사를 쉬어 보는 거여서 정말 미지의 세계이긴 합니다.
과연 잘할 수 있을지, 제가 실천을 해보고 그 결과를 또 공유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