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지인이 운영하는 작은 제조업체에서 일어난 일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직원 열다섯 명 정도 되는 회사였는데, 그중 네 명이 계약직이었습니다.
사장님은 오래 일한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주고 싶었지만, 막상 인건비 부담이 커져서 결정을 미루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고용센터에서 정규직 전환 지원금 제도가 다시 시행된다는 소식을 듣고 상담을 받았고, 결국 지원금을 받으며 정규직 전환을 진행했습니다.
그때 저도 옆에서 지켜보면서 이런 제도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처음 알게 됐습니다.

2026년 정규직전환지원금, 30인 미만 사업장만 가능
2026년부터 다시 시행되는 정규직전환지원금은 예전과 달리 지원 대상이 확 줄었습니다.
예전에는 중견기업까지 지원했는데, 이번에는 상시근로자 30인 미만 사업장만 신청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상시근로자란 근로기준법이 전면 적용되는 5인 이상 사업장에서 정규 고용된 인원을 의미합니다(출처: 고용노동부).
쉽게 말해 5인 이상 30인 미만 사업장이 해당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제가 알던 그 사장님도 처음에는 "우리 같은 작은 회사도 되나?" 하고 반신반의했습니다.
하지만 직원 수가 딱 15명이었고, 고용보험에 가입된 계약직 직원이 있었기 때문에 조건에 부합했습니다.
중요한 건 이 지원금이 사전 승인형, 즉 공모형이라는 점입니다.
미리 고용센터에 정규직 전환 계획서를 제출하고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승인을 받은 뒤 6개월 이내에 전환을 완료해야 하고,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6개월 연장해서 최대 1년 안에는 마무리해야 합니다.
전환 대상자는 대부분 기간제 근로자가 될 텐데, 파견 근로자나 사내 하도급 근로자도 6개월 이상 근무했다면 직고용 정규직으로 전환할 때 지원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 흔히 특고라고 부르는 분들도 6개월 이상 상시적으로 일했다면 해당됩니다.
단, 이미 고용보험 피보험자로 등록된 상태여야 합니다. 이 부분은 2026년 버전에서 새롭게 강화된 조건입니다.
지원금을 받을 수 없는 경우도 명확합니다. 최저임금에 미달하거나, 정년까지 2년도 안 남은 근로자, 외국인 근로자(F-2, F-5, F-6 비자 제외), 사업주의 가족(배우자, 직계존비속), 월보수 124만 원 미만 근로자는 제외됩니다.
월보수 124만 원 미만이라는 기준은 근로시간이 짧은 초단시간 근로자를 걸러내기 위한 장치입니다.

임금 상승폭에 따라 월 40만원 또는 60만원 지원
지원금 수준은 임금 상승폭에 따라 달라집니다.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월 임금이 20만 원 이상 상승했다면 월 60만 원을 지원받고, 20만 원 미만 상승했다면 월 40만 원을 지원받습니다. 지원 기간은 최대 1년이고, 신청은 분기(3개월)마다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월 60만 원씩 1년간 받으면 총 720만 원을 받는 셈입니다.
지원 인원에도 제한이 있습니다.
직전 연도 말일 기준 고용보험 피보험자수의 30%가 한도인데, 5인 이상 10인 미만 사업장은 30%를 계산하면 1.5명 같은 애매한 숫자가 나옵니다.
그래서 이 구간은 상수값으로 3명까지 지원합니다.
제가 아는 사장님 회사도 15명 규모였으니 30%면 4.5명, 그러니까 최대 4명까지 지원받을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는 계약직 4명 전부를 정규직으로 전환했고, 모두 지원금 대상이 됐습니다.
임금 상승 여부를 판단할 때는 기본급, 통상임금, 월 환산 상여금, 비과세 항목인 식대나 교통보조비까지 포함됩니다.
여기서 통상임금이란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을 의미합니다(출처: 고용노동부 통상임금 해석 지침).
쉽게 말해 매달 똑같이 나가는 고정 급여라고 보시면 됩니다.
연장근로수당이나 휴일근로수당처럼 소정근로시간 외에 발생하는 수당, 실비변상적인 급여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급여 테이블을 짜실 때 기본급과 고정 수당 구조를 명확히 해 두는 게 중요합니다.
저는 그때 사장님이 급여 명세서 정리하시는 걸 옆에서 지켜봤는데, 생각보다 복잡하더군요.
계약직 때 받던 월급과 정규직 전환 후 월급을 비교해서 20만 원 이상 올랐는지 증빙해야 했습니다.
근로계약서도 새로 작성하고, 4대보험 자격 변경 신고도 해야 했습니다.
서류 작업이 좀 번거로웠지만, 1년간 월 60만 원씩 지원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충분히 감수할 만했다고 하더군요.
정규직 전환 후에는 최소 1개월 이상 고용을 유지해야 합니다.
만약 3개월 미만에 퇴사하더라도 일할 계산으로 지원금이 지급되지만, 기본적으로는 1개월 이상 유지가 전제입니다.
또한 정규직 전환 시 최저임금 이상 지급, 4대보험 가입, 차별 금지 등 기본적인 근로기준을 준수해야 합니다.
이런 조건들은 당연한 얘기지만, 실제로는 이 부분에서 걸려서 지원금을 못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정규직전환지원금 제도는 소규모 사업장의 고용 안정을 돕기 위한 정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인건비 부담이 큰 30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정규직 전환을 결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1년간이라도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지원금이 종료된 이후에도 기업이 계속 고용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인지가 더 중요합니다.
지원금 기간 동안만 정규직으로 유지하다가 다시 계약직으로 돌아가는 사례가 생기지 않으려면, 단순한 금전 지원을 넘어서 기업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고용 구조를 만들 수 있도록 경영 컨설팅이나 인력 관리 지원 같은 정책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는 사장님도 지원금이 끝난 뒤에도 계속 정규직으로 고용을 유지하고 계시지만, 모든 회사가 그럴 수 있을지는 솔직히 의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