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창업중심대학이라는 이름만 보고 지레 포기했던 적이 있습니다.
대학 이름이 들어가니까 당연히 학생이나 교수만 지원할 수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공고를 자세히 읽어보니 예비창업자부터 업력 7년 이하 창업기업까지 폭넓게 지원이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최대 1억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는 이 사업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주관하며, 2026년에도 계속 모집을 진행하고 있습니다(출처: 중소벤처기업부).
저처럼 자금 부담 때문에 제품 고도화나 마케팅을 망설이고 계신 분들이라면 꼭 한 번 살펴보시길 권합니다.

지역 기반 전형과 대학발 전형, 내게 맞는 건?
창업중심대학 지원사업은 크게 두 가지 트랙으로 나뉩니다.
지역 기반 전형과 대학발 전형입니다
여기서 '트랙(track)'이란 지원자가 선택할 수 있는 지원 경로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내가 어떤 자격으로 지원할 것인가를 정하는 기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대부분의 창업자는 지역 기반 전형에 해당됩니다.
예비창업자라면 주민등록상 주소지 기준으로, 이미 사업자를 낸 창업기업이라면 사업자등록증에 기재된 본점 소재지 기준으로 지원하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서울에 거주하면서 서울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면 수도권 권역인 한양대학교나 성균관대학교 중 한 곳을 선택해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반드시 내가 속한 권역의 대학으로만 지원해야 한다는 겁니다.
타 권역을 선택하면 평가 절차 없이 바로 탈락 처리되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제가 처음 공고를 봤을 때 헷갈렸던 부분이 바로 대학발 전형이었습니다.
대학발 전형은 말 그대로 해당 대학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창업자를 위한 트랙입니다. 다음 중 하나에 해당되면 지원 가능합니다.
- 해당 대학의 재학생, 휴학생, 교원, 교직원, 연구원
- 대학 내 창업보육센터 입주 기업
- 대학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은 기업
- 대학 기술지주로부터 지분 투자를 받은 기업
저는 이 중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아서 지역 기반 전형으로 지원했습니다
만약 대학 보육센터에 입주해 있거나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상태라면 대학발 전형이 훨씬 유리합니다.
왜냐하면 평균 지원금이 7천만 원이고 최대 1억 5천만 원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역 기반이 평균 5천만 원, 최대 1억인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차이가 나죠.
업력 7년까지 지원 가능, 자부담은 얼마나?
신청 가능 업력은 2019년 3월 4일부터 2026년 3월 3일까지입니다.
여기서 '업력(業歷)'이란 사업을 시작한 날부터 현재까지의 기간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사업자등록증을 낸 날짜부터 계산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개업일 또는 법인 설립일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실제로 영업을 시작한 날이 아니라 서류상 등록된 날짜가 중요합니다.
사업비 구성은 정부지원금 70%와 자기부담금 30%로 이루어집니다.
예를 들어 정부지원금으로 7천만 원을 신청한다면 자부담 3천만 원을 포함해 총 1억 원의 사업비를 집행하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예비창업자는 예외입니다.
아직 사업을 시작하지 않은 예비창업자는 자부담 없이 정부지원금 100%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미 사업자를 낸 상태였기 때문에 자부담 비율을 맞춰야 했는데요, 이 부분이 생각보다 부담스러웠습니다.
현금으로 준비하기 어렵다면 현물로도 일부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대표자 인건비를 현물로 계상할 수 있는데, 이는 자부담 중 20% 이하까지만 가능합니다(출처: K-Startup).
사업비 집행 항목은 꽤 다양합니다.
제품 제작에 필요한 재료비, 외주 용역비, 기계장치 구매비, 특허 출원비, 인건비는 물론이고 광고·마케팅비까지 포함됩니다.
저는 특히 기계장치 항목이 유용했었습니다.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실제 하드웨어 장비도 구매할 수 있어서 제품 고도화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단, 대표자나 가족, 친인척에게는 정부지원금을 직접 지급할 수 없다는 점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자부담 중 현물로 계상하는 인건비만 예외적으로 인정됩니다.

사업계획서 작성, 어떻게 준비할까?
접수는 K-스타트업 플랫폼에서 진행되며, 2026년 기준 3월 23일 오후 4시까지입니다.
사업계획서는 총 10페이지 이내로 작성해야 하는데요,
제가 직접 써보니 생각보다 타이트했습니다. 분량이 적다 보니 핵심만 남기고 불필요한 내용은 과감하게 빼야 합니다.
평가는 PSST 기준으로 진행됩니다.
PSST란 Problem(문제 인식), Solution(해결 방안), Service/Product(제품·서비스), Sales(판매 전략), Team(팀 구성)의 앞글자를 딴 것으로, 창업 아이템의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중소벤처기업부의 표준 평가 체계입니다.
쉽게 말해 내가 어떤 문제를 풀려고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풀 것인지, 팀은 제대로 구성되어 있는지를 체계적으로 보겠다는 뜻입니다.
사업계획서 첫 페이지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아이템명과 팀 구성입니다.
그리고 협약 기간 내에 만들어낼 산출물을 명확히 적어야 합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적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제품 개발"이라고만 쓰지 말고 "시제품 3종 제작 완료, 특허 출원 1건, 테스트 유저 100명 확보" 이런 식으로 수량과 일정까지 명시하는 게 훨씬 설득력 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단기 산출물과 장기 산출물을 나눠서 작성한다는 겁니다.
협약 기간 내에 달성할 것과, 사업 종료 후 3~5년 뒤 최종적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을 각각 기재해야 합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내 사업의 방향성을 다시 한번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막연하게 "성공하고 싶다"가 아니라 "3년 뒤엔 이런 제품을, 5년 뒤엔 이런 시장 점유율을" 이렇게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한 가지 더 주의할 점은 유사도 검토입니다.
다른 사람의 사업계획서를 베끼거나 AI가 작성한 글을 그대로 제출하면 유사도 검토에 걸려 탈락 처리됩니다.
반드시 내 언어로, 내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해야 합니다.
저는 초안을 여러 번 고쳐 쓰면서 "이 문장은 정말 내가 겪은 일인가?"를 계속 체크했습니다.
그래야 진정성이 느껴지고 평가자에게도 설득력 있게 전달됩니다.
창업중심대학 지원사업은 초기 창업자에게 정말 필요한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권역 선택부터 사업계획서 작성까지 준비할 게 많기 때문에 미리미리 공고를 확인하고 준비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저는 이번 경험을 통해 내 사업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고, 앞으로 3년, 5년 뒤의 그림을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이 기회를 놓치지 마시고 꼭 도전해보시길 바랍니다.